8/27/2022

Idylle pour Ida Op.93 de John Duarte #Legado - Berta Rojas

파라과이 아순시온

2022년 8월 끝자락의 아순시온은, 아름답고 혼란스럽게 겨울의 절정을 향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 같은 생각을 하지만..
올해는 온도부터 공기의 향, 나뭇잎의 색은 물론 하늘색까지, 더 다채롭게 혼란스럽다.
그래서 머리도 마음도 조금은 더 어지러운 것 같다.

지난해까지 서늘한 날에는 Agustin Barrios의 La Catedral을 즐겨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담감에 아직 한 페이지도 읽지 않은 Augusto Roa Bastos의 Yo, El Supremo라는 책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이다.

그것은 수년간 내가 겨울이면 반복해온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었다.



올해는 이 곡을 들으며 담장 너머 하늘과 나뭇잎의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밤에는 차고에 나가 달 구경도 했었다.

나는 아직도 외출하는 것이 꺼려진다.

이곳의 겨울은, 한국의 여름 끝자락과 가을의 그것을 잘라 뭉쳐놓은 것 같은 날들이 많다.
나만큼 변덕스럽다.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면 안정감과 위안이 느껴진다.

이 곡은, 내가 좋아하는 온도이다.
입에 닿았을 때 편하고 향긋한 커피의 온도... 그런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살짝 식은 걸 좋아한다.)


이병우님의 어머니(흡수, 2003)를 그녀가 연주한 비디오 클립이 있다.





아..
9월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