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2025

[취향, 소비, 그리고 브랜드] bon Appétit : 좋아한다고 말해요.

파라과이 아순시온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어 일시적으로 향유된 공동의 취향은 내향적이다.
현재의 호소가 아닌, 미래의 추억에 대한 무의식적인 배팅일 것이다.
어떠한 것들은 소음을 피해 빨리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소동이 발생하기 전에 파티장을 떠나버리는 친구들의 무리처럼.



내가 조잘거리는 ‘취향’이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 소비와 관련되어 있다.
음악도, 향기도, 잠잘 때 살갗에 닿는 침구의 질감도.
나아가 대부분의 감각 기관으로 느끼는 일상의 거의 모든 것들은—다 돈이다.
(딱 그 선에서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내가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아 소비하는 브랜드는
Johnnie WalkerCreedSony 정도이고,
내가 주변에 영향을 주는—그러니까 일상에서 만족감을 표하며 전파하는—브랜드는
LongchampStaubXiaomi
가 되겠다.
(Apple은, 입장 순서만 다른 같은 파티장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활과 소비의 형태가 친구들과 함께 천천히 달라지는 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했다.




깊고 냉정하게 생각하면,
‘친구는 소비에 있어 가장 강한 영향을 주는 대상’이고
‘대부분의 추억은 소비를 매개로 전개된다’는
쓴맛 나는 결론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 생각은 일단은 더 깊게 파지 않기로 했다.
내가 절대 어쩔 수가 없으므로.
(햇살 좋은 날 대화하며 즐기는 산책은…
내가 자주 즐기지 않기에 ‘취향’이라고 언급하지 않겠다.
사실 이것이 취향의 영역에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취향의 범위는 어디인가?

진짜, 여기까지만 생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