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guay Dior Beauty팀이 보내준 선물(감사해요💕)
한 달간, 천천히 써봤다.
이 향은 금방 판단할 수 없었다.
처음엔 말이 안 되는 것 같던 향이, 어느 순간부터 말이 되기 시작했다.
타이핑을 시작하기 전에 펌핑을 해봤다.
역시, 다시 맡아봐도 첫 향은 제법 달다.
너무나도 유명하고, 기억 속에 각인된 ‘Dior Homme Parfum’.
그 이름 아래 출시된 2025년 버전은
향수 커뮤니티 안팎에서 꽤 시끄러운 데뷔를 치렀다.
‘향이 바뀌었다.’
기억 속 ‘그 향’이 아니라고 실망한 이들,
새 포뮬러의 부드럽고 젊은 무드를 반긴 이들.
향수라는 건 결국 기억과 서사의 덩어리라,
이 향엔 애초부터 감정이 실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향이 좋다.
솔직히 과거의 디테일이 흐릿하게만 기억나서 ‘비교’가 불가능하기에...
(사실 나의 예민 포인트가 좀 다른 것 같다.)
그냥 현재의 것을 즐기기로...
이 향은 클래식한 섹시함과는 다르다.
절제되지 않은 (어쩌면 절제하지 않는) 어리숙함, 그리고 미묘한 불안.
수트를 입고 회의장을 빠져나오지만,
마음만은 아직 소년인 상상 속의 어느 남자처럼.
어른 아이,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청장년의 어깨같다.
광고 속 판타지가 아니라
지하철 안, 버스 정류장, 늦은 퇴근길에 어울리는
조금은 불완전한 관능.
정돈된 매너말고.. 미소 뒤에 감춰진,
사회화된 그런 이상한 동요.
인상 깊었던 건, 잔향이다.
하루가 지나도록 남아 있는 베이스 노트.
묵직하면서도 조용한, 짱짱한 지속력.
최근에 쓴 어떤 향보다 오래 남고, 오래 생각났다.
나는 사실 패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에 가깝다.)
그러나 이 향은,
불편한데 계속 호기심을 자극해서
결국 킁킁대게 만든다.
[언박싱이었다.]